박사가 사랑한 수식 博士の愛した數式 : The Professor And His Beloved Equation (2005)

기억에 관한 영화를 본적이 있다.
제일 처음 먼저 떠오르는건 메멘토이고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것은 이터널 선샤인이다.
물론 둘다 장르나 내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그저 기억에 관한 영화라는 점에서 생각이 난다.
메멘토는 아마도 기억이라는 소재에 관한, 처음으로 봤던 영화인것 같고 이터널 선샤인은 그냥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뭐 내 머리속에 지우개라든지.. 알츠하이머 병을 다룬 영화는 몇 개 있는것 같지만
나는 본 기억이 없다.
우연히 보게 된 이 영화도 기억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요즘엔 귀찮아서 미드나 영화를 봐도 포스팅을
잘 하지 않지만 영화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남겨본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생각하니까 아 또 눈물이 울컥.. 아, 슬픈 영화는 아니다.

영화의 시작은 교실에서 부터 시작한다. 옆머리가 귀엽게 뻗친 수학 선생님. 본인을 루트라 하는데..
왜 루트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중간 중간 다시 교실로 화면이 돌아오는데
이때는 마치 수학 선생님에게 직접 교습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해야하나.
9명이나 가정부를 갈아치운 어느 괴짜 박사네 집에 가정부로 가게 된 루트의 엄마 쿄코.
쿄코와 박사의 첫 만남에서 박사는 묻는다.
"자네, 신발 사이즈가 몇인가?"
모든것을 수학으로 풀이하는 수학자였던 박사는 사고로 인해 매일 기억을 80분밖에 유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매일 매일 쿄코에게 신발사이즈를 묻고, 쿄코는 지겨울법도 하지만 매일 싱긋싱긋 웃으며 24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때마다 24는 4의 계승이라면서 깨끗한 숫자라는 대답을 반복한다.

이 괴상한 박사에게 점점 호감이 가는 쿄코.(보면서 나도 그랬다!)
어느날은 문득 쿄코의 생일을 묻는다. 2월 20일입니다. 박사의 손목 시계 뒤에 새겨져있는 숫자 284.
둘은 우애수라며 박사는 쿄코에게 이렇게 또 수학 과외를 해주고..
나도 우애수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렇게 로맨틱할수가!!

기억을 80분밖에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옷 곳곳에 메모를 적어 달아두는 박사.

어느날 쿄코에게 아들이 하나 있다는걸 알게 된 박사는 아들을 매일 집으로 오라고 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모든 수를 감싸안아주는 우정의 기호. 튼튼한 기호.
자기 자식마냥 아니 자기 손주마냥 루트를 무척 예뻐해준다.
둘은 야구라는 공통분모로 급속도로 더 친해지고 왕년에 야구좀 하셨던 박사님은 루트네 야구부 연습에
코치도 좀 해주고..

착한 루트도 박사의 기억이 80분밖에 유지하지 못한다는것을 알고 매일매일 박사가 같은말을 반복해도
싫어하거나 답답해 하지 않는다. 야구부 친구들에게까지도 신신당부를 해놓는 귀엽고 착한 어린 루트.
그러던 어느날 루트의 야구경기를 보러 갔던 박사가 쓰러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가고..
하지만 끝에는 해피엔딩. 반전 영화가 아니라 스토리를 그럭저럭 술술 적었는데, 아참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게
하나 있다. 박사의 누나 정도로 해두자.
자칫하면 지루할지도 모르는 영화인데 보는 내내 정말 푹 빠져서 봤다. 쿄코와 박사의 우정도 너무 좋았고,
쿄코는 혹시 박사를 사랑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내 생각엔 쿄코는 사랑하기도 한것 같다. 그게 꼭 이성적으로
느껴지는 사랑이라기 보다 뭐라 해야할지 우정에 가까운 사랑. 그리고 동경? 존경? 같은..
수학과 기억이라는 소재로 이렇게까지 영화를 만들다니, 아 찾아보면 소설이 원작이긴 한데 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지 몰라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더할나위 없이 특별하고 좋은
영화가 될것 같다.
좋은 영화에겐 명대사도 많은것 같다. 좋았던 명대사들..
우애수. 신의 손길로 연을 맺은 숫자인거지.
숫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네.
신발 사이즈가 뭔가? 24? 4의 계승이군. 참, 깨끗한 숫자야.
자네한테 아들이 있었어? 루트라면 우정을 공평하게 나눌수 있을꺼야.
루트는 어느 수던간에 자기 안에 품어주는 마음 넓은 수란다.
(루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이건 꽤 현명한 마음이 가득차 있을것 같군.
루트기호는 모든 숫자들에 공평하지.. 저녀석은 모든 친구들을 공평하게 대할거야..
괜찮아. 안심해도 돼. 루트기호는 튼튼해. 모든 숫자들을 보호해주지.
냉이 따위를 케고 있을때가 아니야...아이는 어른보다 훨씬더 어려운 고민을 하고 있어...
난로라도 넘어져서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텐가! 사탕이 목에 걸리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구만! 어서 돌아가게!
햄버거 굽는 동안 아이가 불에 타 죽으면? 어서 돌아가!
실생활에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수학의 질서가 아름다운 거야.
28은 완전수야. 제일 작은 완전수는6이지. 완전한 의미를 실제로 보여주는 귀중한 숫자야.
데카르트는 완전한 인간이 거의 없는 것처럼 완전한 수 역시 좀처럼 없다고 말했지.
물질에도 자연현상에도 감정에도 휘둘리지 않는
영원한 진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거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눈에 보이는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거야..
마음으로 보면 시간은 흐르지 않아요.
제일 먼저 진실에 도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증명은. 아름답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직선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지지.
문제를 만든 사람은 답을 알고 있지. 반드시 답이 있다고 보장된 문제를 푸는 것은, 가이드를 따라
저기 보이는 정상을 향해 그저 등산로로 걸어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수학의 진리는 길없는 길 끝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숨어 있는 법이지.
더구나 그 장소가 정산이란 보장은 없어. 깎아지른 벼랑과 벼랑사이일 수도 있고,골짜기 일수도 있고...
소수는 아무것도 보태지않은 본래의 자신이라는 뜻이다.
1과 자신만으로 나누어지는 정수를 말하지.2,3,5,7,11,13... 소수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무수히 존재한다.
너희 한사람 한사람이 유일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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