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고쿠 나츠히코] 망량의 상자

살육의 이르는 병과 함께 구입한 망량의 상자.
이것도 나름 일본 추리.호러쪽에서는 유명한 책이었다.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고 약간의 충격과 찜찜한을
간직한채 이 책을 봐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였다. 왠지 표지에서 느껴지는 포스도 그렇고 만만치 않게
잔인하고 끔찍한건 아닐까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잔인하고 끔찍하고 징그럽진 않았다. 오히려 다른 일본 추리.호러 소설에 비하면 평범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기대를 너무 많이해서일까 생각만큼 우와 짱이다 너무 재밌다 정도는 아니였다.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네가지 사건이 일어나는데 네가지 사건이 관련이 없는듯 하면서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도 다른 소설에 비해 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많은 인물들이 관련이
없는듯 하면서도 관련이 있다. 나는 일본 소설은 이름을 잘 못외우는 편이라 중간정도 읽을때까진 종종
앞장에 등장인물 소개를 다시 보곤 했다. 그만큼 등장인물이 좀 많은편이다. 엄청 헷갈릴 정도는 아니고
중간정도 읽다보면 머리속에 쏙쏙들어오며 정리가 어느정도 된다.
다른 추리소설처럼 탐정역할을 자처하는 주인공이 있는 그런 스타일의 소설은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큘 포와로처럼 여기서도 탐정을 자차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교고쿠도이다.
고서점을 운영하는 교고쿠도. 그리고 소설의 화자이자 나인 세키구치. 삼류잡지 기자인 도리구치.
형사 기바슈. 간판만 탐정인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볼수있는 에노키즈.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이 다섯명이 사건을 풀어나간다고 할 수 있다. 아 기바슈는 좀 제외인가.
다 좋았는데 중간 중간 교고쿠도의 거의 연설 수준에 가까운 해설(?)들 때문에 살짝 집중이 안되기도 했다.
아무리 박식하고 고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나온다지만..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닌 수준이다. 그런걸 머리속에
다 입력시켜놓고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게 어찌보면 좀 말도안되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너무 많은 사건들을 풀어놔서 헷갈릴 정도는 아니지만 읽으면서 약간 따라가기가 벅차다는 느낌도 받았고
역시 그런 스타일의 추리소설은 나하고는 별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나름 추측한 생각들이 들어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이 소설은 큰 반전이라는게
없다. 그리고 딱히 아주 나쁜 범인도 없다. 범인이라고 칭할만한 사람들은 다들 망량(?)이 들었나 보다 라는
결론에 도달. 망량이 무엇이냐..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망량은.. 실체라는건 없는거 같고 사람 마음속에
들어와서 나쁜 마음을 먹게 조종하는 그 무엇이 아닐까 싶다. 책을 다 읽어도 망량이 뭔지 모르겠다 결국.ㅋㅋㅋ
[교고쿠 나츠히코]의 다른 책에도 교고쿠도가 나와서 추리를 하는 모양이다. 원래 소설을 읽고 맘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관심갖고 다른것도 한두편씩 보는 편인데.. 글쎄, 이 작가는 뭔가 나하고 맞는듯 하면서
안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우무베의 여름 한번 볼까 싶기도 했는데 우무베의 여름에서는 요괴가 나오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이 작가, 민속학을 전공했나보다. 망량의 상자에서도 민속적인 귀신의 종류들에 대해서
줄줄줄 나오던데.. 망량이라든지 화차라든지 그리고 내가 외울수 없었던 조금은 생소한 일본 전통 요괴들.
[항성백물어]라는 책은 꽤 땡긴다. 단편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니까. 거기다 신비하면서도 무서운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라.... 다음번엔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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