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저는 그 불안
때문에 밤이면 밤마다 전전하고 신음하고, 거의 발광할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저는 어릴때부터 정말이지 자주 참 행운아다, 라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은 언제나 지옥 가운데서
사는 느낌이었고, 오히려 저더러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 쪽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안락해보였습니다.



그야 누구든 남이 비난을 퍼붓거나 화를 낼 때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저는 화를 내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도, 악어보다도, 용보다도 더 끔찍한 동물의 본성을 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본성을 숨기고 있다가 어떤 순간에, 예컨대 소가 풀밭에서 느긋하게 잠자고 있다가 갑자기 꼬리로 배에 앉은 쇠등에를 탁 쳐서 죽이듯이, 갑자기 무시무시한 정체를 노여움이라는 형태로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저는 언제나 머리털이 곤두서는 듯한 공포를 느꼈습니다. 이 본성 또한 인간이 되는 데 필요한 자격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저 자신에 대한 절망감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뭐든 상관 없으니까 웃게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인간들은 그들이 말하는 소위 '삶' 이라는 것 밖에 내가 있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몰라. 어쨌든 인간들의 눈에 거슬려서는 안 돼. 나는 무(無)야. 바람이야. 텅 비었어.



만일 이도 저도 다 불가능하다면 그때는 그의 죽음을 빌 수밖에 없다, 라고까지 외곬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를 죽이려는 마음만은 안 일어났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이 저를 죽여줬으면 하고
바란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남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일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느님조차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믿지 못하고 하느님의 벌만을 믿었던 것입니다.
신앙, 그것은 단지 하느님의 채찍을 받기 위해 고개를 떨구고 심판대로 향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지옥은 믿을
수 있었지만 천국의 존재는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인간은 서로를 전혀 모릅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라고 평생 믿고 지내다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상대방이 죽으면 울면서 조사(弔詞) 따위를 읽는 건 아닐까요.

세상이란 게 도대체 뭘까요. 인간의 복수(複數)일까요. 그 세상이란 것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리하여 그 다음 날도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어제와 똑같은 관례를 따르면 된다.
즉 거칠고 큰 기쁨을 피하기만 한다면,
자연히 큰 슬픔 또한 찾아오지 않는다.
앞길을 막는 방해꾼 돌을
두꺼비는 돌아서 지나간다.

두꺼비.
그게 나야. 세상이 용납할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도 없지. 매장이고 뭐고 할 것도 없어. 나는 개보다도 고양이보다도 열등한 동물인 거야. 두꺼비. 느릿느릿 꾸물거리기만 하는 두꺼비.



인간 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이 슬프고 가슴아픈 소설을 왜 겁내면서 못 읽고 있었을까.
가슴이 아프다...
요조의 마음을 알것 같다. 인간 공포증. 사람이 무서워서 속과는 아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
누구나 다들 그렇겠지만. 요조는 너무나 순수해서 너무 순수했기 때문에 더 극으로 치닫은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호리키나 넙치와 같다. 요조 같은 사람은 거의 없다.........
어째서 왜 요조가 인간실격일까? 내 기준에선 호리키가 더 인간실격같다.
아무튼.. 나는 요조를 위로해주고 싶고 나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요조한테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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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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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lanetes 2010/02/03 07:07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푸른문학(일본작가 들의 문학을 애니로 다룸.)이라는 애니1~4화가 "인간실격" 입니다.

    시간 나시면 애니로 한번 되새김질 하는것도 재밌을거같네요....

    (동일 작품을 다른 매체로 감상하는게 개인적으로 참재밌음.)

    뭐 다른화들도 괜찮습니다.

  2. Planetes 2010/02/03 07:12  수정/삭제  댓글쓰기

    :: 인간실격(人間失格) 1~4화
    원작 - 다자이 오사무
    감독 - 아사카 모리오
    각본 - 스즈키 토모
    캐릭터 원안 - 오바타 타케시
    캐릭터 디자인 - 시노 마사노리

    :: 만개한 벚나무 숲 아래서( 桜の森の満開の下) 5~6화
    원작 - 사카구치 안고
    감독 - 아라키 테츠로
    각본 - 이이즈카 켄
    캐릭터 원안 - 쿠보 타이토
    캐릭터 디자인 - 카즈키 쿠니오

    :: 코코로(こころ.마음) 7~8화
    원작 - 나츠메 소세키
    감독/캐릭터 디자인 - 미야 시게유키
    각본 - 아베 미카
    캐릭터 원안 - 오바타 타케시

    :: 달려라 메로스(走れメロス) 9~10화
    원작 - 다자이 오사무
    감독 - 나카무라 료스케
    각본 - 카와시마 스미노
    캐릭터 원안 - 코노미 타케시
    캐릭터 디자인 - 호소이 미에코

    :: 거미줄(蜘蛛の糸) 11화
    원작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감독 - 이시즈카 아츠코
    각본 - 코바야시 유지
    캐릭터 원안 - 쿠보 타이토
    캐릭터 디자인 - 카네모리 요시노리

    :: 지옥변(地獄変) 12화
    원작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감독 - 이시즈카 아츠코
    각본 - 코바야시 유지
    캐릭터 원안 - 쿠보 타이토
    캐릭터 디자인 - 카네모리 요시노리

    • toycan 2010/02/03 14:38  수정/삭제

      아.. 저는 애니보다도 원작 소설이 땡겨요.. 일단 여기있는 목록들을 소설로 먼저
      접한 다음에 애니로 한번 쫙 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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